환상과 꿈이 춤추는 랑만의 도시 수천만 숨결이 활개치고 약동하는 도시 서울은 요즘 날따라 변모해가는 봄을 맞아 낮과 밤이 따로없이 마치도 불타는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어 번지고 어딜 가나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환희로 들끓고있다.
거리는 진달래 꽃과 벚꽃이 활짝 폈고 련이어 이름 모를 빨간꽃,노란꽃,연분홍 꽃들이 피여나려고망울을 터뜨리는데 마치 절세미인의 의폭단장이라도하는것처럼 너무 화려하고 아름다워 눈이 부실 지경으로 가관이다.
그까짓 개도 안먹는 돈 때문에 청춘시절 재미있는 생활도 오래 못했다. 남편은 한국으로 돈 번다고 떠나가더니 3년후엔 아예 집과 생리별하고 돈도 일전한푼 안보내왔다. 나혼자서 어린 아들 딸 키우느라 온갖 고생 별의별 풍파를 다겪었다.
얼마나 살기 막막했으면 죽자고까지 마음먹고 수면제 몇백알 복용하려다가 조카한테 들켜 요행 살아 남아 오늘의 추억이 있게 되었다. 고향에서 죽기내기로 일해봐야 어린 아들과 딸을 잘 키울수 없기에 나도 2006년도 대한민국으로 살길 찾아 떠나왔다.
서울에 온 이튿날부터 하루빨리 돈 벌려는 욕심에 식당일부터 시작하였다. 뚝배기 그릇 씻는 일을 하루종일 (10시간) 꼿꼿이 서서하고 나면 퇴근할때면 머리가 뗑해 나고 눈앞이 아찔해나는 피곤함에 눈앞이 캄캄해 정신차리지 못할때가 많았다. 그래도 아들과 딸을 시집장가 보내려고 악착스레 어려운 일을 8년동안 견지하였다.
돈을 좀 벌고 나니 안도의 숨이 나갔다. 인젠 좀 쉬운 일을 하려고 가정보모 일에 나섰다. 86세된 (강차령 )할머니 돌보는 일이였다. 치매가 왔고 당뇨병이 심해 고통 받는데 영감은 돈도 많이 남기고 딸 둘 남기고 저 세상 가셨다. 서울강남 부자동네에 살고 있는데 단독 주택이였다.
집은 얼마나 큰지 할머니 혼자 살기엔 무서울 정도로 칸도 여러칸이라 청소 한번하려 해도 반나절씩 걸려야 했다. 두 딸이 엇바꿔 어머니 문안드나 들고 음식이며 과일들을 사들고 왔다. 집에는 큼직한 금고가 있는데 영감이 노친에게 남기고 간 돈이 50억도 넘게 저장되어 있단다. 돈금고 비밀번호는 딸들이 알고 할머니가 아는데 며칠에 한번씩 열고 닫았다.
할머니는 때론 나를 자기 큰 딸인줄 알고 금고를 열고 돈을 꺼내주었다. 내가 만약 돈에 눈이 어둡거나 나쁜 욕심이 있었다면 그 많은 돈을 꺼내 가져도 모를것 같으기도 하였다. 그 때마다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았고 항상 깨끗하게 살리라고 절대로 잘못을 저질르지 않았고 할머니가 비밀번호를 알려줘도 금고문을 한번도 열어 본적 없었다.
그래서인지 큰 딸이 항상 나를 존중하였고 매번 월급을 줄때면 무슨 영문인지 항상 상상밖으로 규정한 월급보다 돈을 더 많이 주면서 (수고많았습니다)고 깎듯이 인사를 건넸다.
강차령 할머니와 나는 6년은 함께 살면서 한집식구같이 친딸같이 극진히 보살폈기에 할머니는 생각보다 오래 사셨다. 물론 나중에는 똥 오줌도 가리지 못하는 역겨운 일들도 있었지만 깊은 정때문에 할머니가 저 세상갈 때까지 뒤바라지를 하면서 마무리를 지었다.
나도 인젠 자유의 몸이라 아들딸 시집장가 다 보냈고 아무런 부담없이 휴식일이면 친구들과도 만나고 때론 산책도 하면서 아름다운 서울구경도 즐기고 있다. 앞으로 계속 서울에서 머물며 화목한 가족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 할것이다.
2024.6.30.
2024년 9월 26일 KBS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에서의
우수작품
*배경음악은 방송 끝까지 들을 수
없다면 파일로 들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