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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행은 즐거움의 련속이다

최소천

创建于04-09 阅读1360

    1년전, 려행하기에 날씨가 안성맞춤인 봄, 가을 두 계절에 맞춰 정년퇴직한 뒤로 처음 장거리려행을 다녀왔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정년을 맞이한 나는 그토록 꿈꾸던 려행을 속에 묻어두고 있다가 작년 3월 18일, 함께 퇴직한 세명의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남녘땅 광서로 려행을 떠났다. 편도만으로도 40여시간이나 걸리는 장춘--계림 렬차려행이였다. 렬차에서 이틀밤이나 자야 하는 지루한 로정이였지만 마음은 한껏 들떠서 지치는 줄을 몰랐다.

우리가 출발할 때 연변은 해토무렵이였다. 높은 산엔 흰 눈이 쌓인 대로였고 그 때까지도 우린 패딩을 벗지 못하였다. 그래도 우리는 파란 움이 트기 시작한 연두색 빛갈 나무들이 차창 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것을 보니 봄기운이 느껴졌다. 하루밤을 자고 일어나 달리는 렬차에서 봄빛이 완연한 푸른 들판을 내다보며서 봄냄새를 만긱할 수 있었다. 연도의 노란 유채꽃, 새파란 밀, 아름다운 꽃들에 눈길이 끌렸다. 비행기를 탔으면 어찌 이런 진풍경을 구경했으랴.  

                          象鼻山

     계림에 도착하니 날씨가 흐렸지만 따뜻한 기온이 우리 몸을 감싸주었다. 그렇게 동북의 한끝에서 꽃샘추위에 몸을 옹송거리며 출발한 우리는 봄계절을 훌쩍 뛰여넘어 초여름 날씨에 가까운 따뜻한 남방에서 관광을 시작하였다. 

  려행팀을 따라 하는 관광은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렬차에서 내리자마자 빡빡한 관광일정이 이어지였다. 천하제일로 불리우는 계림의 산수, 장수의 고장 파마, 중-윁 변경에 있는 덕천폭포, 그리고 북해의 위주도... 관광코스에 따라 말 타고 꽃구경 하는 식의 려행이였고 짧은 일정에 그 많은 명승지를 돌아보느라 몸은 진작에 지쳤어도 마음은 내내 흥분으로 들떠있었다. 

                       桂林兴坪漓江

    3월의 남방은 한창 꽃피는 계절이라 아름다운 꽃나무들이 이채를 띠였다. 특히 목면꽃이 제일 눈에 들어왔다. 거의 내 손바닥만한 꽃송이들이 아츠랗게 높이 자란 나무에 호함지게 피여있었다. 간혹 한송이씩 락화할 때마다 툭 하고 둔중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는데 자칫 나무 아래에 있다가 꽃떨기에 맞으면 멍이 들지 않을가 하는 로파심이 들었다.

   렬차에서 보낸 날자를 제외하면 광서에서의 실제 관광은 8일이였다. 명승고적을 다 돌아보지는 못하였지만 여기 북방과 전혀 다른 풍경을 구경한 우리들은 즐겁기만 하였다. 10여일만에 고향에 돌아오니 우리 고장도 따뜻한 봄빛이 완연하였다. 려독도 독이라고 몸은 피곤하였지만 마음은 봄물처럼 출렁이였다. 

                      락화(목련꽃)를 들고서...

                           涠洲岛

   그렇게 즐겁게 다녀온 광서의 려행은 한달이 지나도 그 여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있을 수가 없었다. 우리 넷은 또 속이 근질근질해났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도시락을 들고 가까운 산을 찾아 진달래꽃 구경도 하고 5월에는 훈춘시 황산촌으로 두견화도 볼겸 산나물 뜯어러도 갔다 오고 6월에는 함박꽃 구경도 다녀왔다. 우리들만의 즐거운 일일 려행이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가을에 또 멀리 려행을 떠나자는 약속도 미리 잡았다

                여기는 어딜가요?ㅎㅎ

            두견화, 함박꽃...

     9월 초, 이리저리 관광지를 고르던 려행마니아 윤선생이 구채구 관광팀을 묶어서 이번에는 사천으로 가자고 제의하였다. 우리 셋은 인차 동을 달았다. 이어서 우리 팀에 가담하려는 지인이 나졌고 또 그 지인의 지인까지 합치니 이틀사이에 인차 13명으로 늘어났다. 려행사에 알아봤더니 10월 16일 출발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려행을 떠나면 그 며칠간 팀원들과 가족처럼 지내야 즐거운 관광이 될 수 있다. 가이드는 한 팀 성원들을 여러 소조로 나누어 거느렸고 가족처럼 지내라는 의미에서  매 소조를 ‘1호가정’, ‘2호가정’... 이렇게 이름 지었다. 우리 넷은 한학교에서 척척 호흡을 맞추던 사이인 데다가 이미 광서려행도 함께 한 터라 더 무랍없었고 다른 팀원들도 안면이 있던 분들이 대부분이였기에 려행하는 10여일 동안 가족처럼 무난히 지낼 수 있었다.

   가을관광은 비행기로 떠났다. 

  천부지국으로 불리우는 사천분지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고대의 유명한 수리공정으로 사책에도 기재되였고 지난 세기 80년대부터 국가중점풍경구로 부상한 도강언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번 려행코스에 있어서 다행이였다. 

    출발하기 전 황룡의 해발고가 3900여메터여서 고원반응이 있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지레 겁을 먹고 이것저것 약들을 가득 챙겨가지고 떠났다. 첫날부터 해발고가 높은 황룡구 관광이였는데 아니나 다를가 해발이 높은 오색늪(五彩池) 에 다달으니 머리가 약간 어지럽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오색늪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잠시 불편함을 잊고 있다가 하산하는 데 소요하는 시간이 두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더럭 겁이 났다. 일행중 한 언니도 고원반응이 온 것 같다고 하기에 나는 그 언니와 함께 올라갈 때 로선으로 되돌아서 다시 삭도를 타고 부랴부랴 산아래로 내려왔다. 

               황룡의 오색늪

황룡구는 등산로정과 하산로정이 달라서 구경하는 경치도 달랐다. 하산길에 굽이굽이 나타나는 크고작은 오색늪도 그렇게 아름답다고 한다. 천천히 도보로 하산하면서 실컷 구경을 마친 일행이 정상에 있는 오색늪 못지 않게 아름다운 늪과 쏟아지는 폭포가 가관이였다고 감탄하니 약간 서운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체력이 바닥 나 이튿날 구채구 관광을 제대로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면서 그러한 아쉬움도 잠간이였다. 

이튿날, 구채구의 풍경은 전날 채 구경하지 못한 황룡구의 서운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였다. 

                           구채구

   아침에 출발할 때까지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운 구채구의 궂은 날씨는 우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관광뻐스에 앉아 목적지로 향하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먼저 제일 높은 곳인 장해(长海)에 이르렀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본격적으로 호수, 늪, 폭포를 관광하게끔 뻐스운행로선이 정해져있었다. 9시까지 비는 계속 질금질금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어쩌면 흐린 날씨가 우리에게 더 아름다운 구채구의 풍경을 선사해줬는지도 모른다. 끝 간 데가 없이 펼쳐진 맑고 푸른 호수를 지척에서 보노라니 퐁당 빠져보고 싶었다. 잔잔히 내리는 가을비에 하얀 안개가 얄포름한 비단수건을 펼치듯이 노랗고 빨갛게 단풍이 든 산을 살풋이 감싸주고 있었다. 황홀한 경치에 빠져서 옷이 젖어도 기분만 좋았다. 한시간쯤 지나 비가 멎었다. 짙푸른 호수는 날씨가 개이니 연한 비취색 물빛으로 변했는데 잔잔한 수면은 깨끗한 유리처럼 알른알른하였다. 점심때가 되여 날씨가 활짝 개이면서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해빛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비취색 호수는 어찌나 맑은지 울긋불긋 단풍이 든 산을 고스란히 거꾸로 품에 안고 있어 물속에 산이 그대로 빠져 잠긴 듯하였다. 계림의 산수가 천하제일이라면 아름다운 비취색 호수를 품어안은 구채구는 ‘선경’이였다. 구채구의 호수나 늪은 이름자에 바다 ‘해’자가 들어갔는데 큰 호수는 바다를 방불케 하였다. 장해외에도 전죽해(箭竹海), 웅묘해(熊猫海), 진주해(珍珠海), 서우해(犀牛海)... 등 많은 호수들이 잇닿아서 산을 감돌고 있었다. 게다가 구채구의 10월 중순은 물량이 많은 때라 폭포 또한 장관이였다. 장편드라마 «서유기»의 매 회 엔딩에 경쾌한 음악과 함께 넷이 폭포우로 백마를 끌고 가는 그 정경을 바로 구채구의 진주탄폭포에서 찍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호수

                     진주탄폭포

세번째 날은 도강언시로 이동하여 벼르던 도강언 관광을 하였지만 몰려드는 인파로 지루한 기다림과 오고가고 부딪치는 몸에 지친 나머지 기진맥진하여 조금은 흥이 깨지였다.

                           도강언

    봄날의 광서려행은 그 때까지 관광객이 많이 몰리지 않아서 대기할 필요 없이 풍경구에 들어가고 여유작작하게 구경하였는데 가을날 사천려행은 10월 중순이라 황금련휴도 지난지 이슥하건만 가는 곳마다 사람천지였다. 구채구나 황룡구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도강안, 락산, 아미산 등 곳은 사람을 안고 돌아칠 지경이였다. 걷고 또 걷는 관광이였다. 그래도 우리는 밤 자고 일어나면 또 쌩쌩해져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려행을 하였다.

                 찍고 또 찍고 ...

   려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진촬영이다. 더우기 녀자들은 풍경에 따라 옷색갈이 달라야 하고 날씨에 따라 옷맵시가 달라야 한다. 그래도 갖고 간 옷이 여의치 않으면 서로 바꿔입는 복새판을 벌리기도 한다. 사진이 잘 나오려면 이래야만 하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았다. 하기에 옷을 넉넉히 준비하고 출발전에 아래우 옷을 맞춰입고 신발과 모자까지 코디하느라 부산을 떨어 집식구들에게 한소리를 듣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동료의 남편이 “참, 당신네는 도대체 유람을 가오, 사진 찍으러 가오?” 했겠는가. 어쨌든 려행지에서 돌아온 후 사진들을 보니 어느 한장도 허투루 삭제하기 아까운 작품들이였다. 우리 일행중 리더인 윤선생의 높은 촬영기술 덕분에 사진마다 경치도 사람도 잘 나왔다. 우리는 그 사진들을 너도나도 위쳇 모멘트 바탕화면이나 프로필사진으로 사용한다. 한가할 때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찾아보는 즐거움에 다시 려행을 다녀오는 듯하다. 

    (려행팀을 따라 다니느라면 또 당지 려행사가 추천하는 상품구매가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가이드의 꿀에 발린 말에 현혹되여 호기롭게 지갑을 꺼내들 때가 종종 있다. 광서의 묘족부락이나 사천의 장족부락, 강족부락에 가니 은제품에 대한 홍보가 가관이였다. 나는 워낙 악세사리나 은제품에 대해 호감이 없기에 지루한 설명을 듣기만 하였지만 그래도 통쾌하게 몇천원씩하는 은제품을 사는 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장약재(藏药)에 대한 설명에는 귀가 솔깃하여 덜컥 사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 동안 우리 팀을 안내하느라 고생한 가이드가 판매하는 지방특산물을 우리 일행은 누구나 빠짐없이 사기도 하였다. 가이드업에 종사한 적이 있는 나의 친구가 언젠가 한 말이 떠올랐다. “가이드도 사람이다.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고생인데 조금이라도 사주는 것이 례의이고 품위이다. 네가 비싼 려행을 하면서 몇푼이면 되는 인정에 괜히 린색해지지 말거라”  하면서 대부분 가이드는 책임성도 있고 봉사성이 높다고 하였다. 또한 지방특산물을 사다가 집식구들과 맛보는 것도 좋으니까 말이다.) 

   관광은 눈만 호강하는 것이 아니였다. 계림에서는 금방 딴 달콤하고 과즙이 꽉 찬 귤, 노랗게 잘 익은 작은 바나나(小米蕉) 등 아열대과일을 싼값에 사서 실컷 먹었고 북해의 바다가에서는 신선한 굴을 가격을 념두에 두지 않고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사천려행에서는 나무에서 몽글몽글 익은 금방 따온 키위를 먹으면서 향긋한 냄새와 달콤한 맛에 취했고 우리 고장의 ‘노리’ 와 약간 맛이 다른 새콤달콤한 신선한 오얏을 려행하는 내내 사서 먹었다. 관광뻐스에서 우리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과일을 먹으면서 웃고 떠드는 재미도 려행의 피로를 해소하는 즐거움이였다.    

   누군가 려행은 두 다리가 후둘후둘 떨릴 때 떠날 것이 아니라 가슴이 후둑후둑 뛸 때 떠나라고 하였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온종일 뻐스로 이동하고 목적지에 이르러 두 다리로 쉼없이 걷고 어슬녘에야 숙소에 도착하고는 노그라진다. 그래도 누구나 다시는 려행을 떠나지 않겠다는 말은 입밖에 내지 않았다. 한결같이 더 늙기전에 많은 곳을 려행하자고 입을 모았다.  

                       온천려행

  려독이 풀리니 또 어딘가 가고싶은 마음이였다. 이번 겨울에는 너무 멀리 가지 않고도 1박2일 라돈샘(氡泉) 온천려행을 즐기고 왔다.

     나는 30여년 동안 한 일터에서 랑만의 청춘시절과 열정의 중년시절을 보냈고 즐겁게 내 인생의 전반전을 결속지었다. 이제 후반전은 어떤 인생려행을 할 것인가 생각하면서 퇴직생활을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수려한 자연풍경을 관광하고 나면 목표나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삶이 있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였다. 

    인생의 긴긴 려행길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무수한 풍경들이 있는데 볼 수 있는 기회는 자신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무작정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한두번에 그치는 려행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아무때건 떠날 수 있는 려행으로 삶을 즐겨보라고. 려행의 즐거움은 무한한 것이니까. 

    또 봄이다. 려행을 부르는 계절이 오니 싱숭생숭해나는 마음을 걷잡을 수 없다.

                              어디로 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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